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인 900평 면적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오름 안에 건설하여 흙과 나무로 덮어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하였고 군인들이 보초로 서서 출입을 통제하던 구역이었다. 방어의 목적으로 설계된 벙커의 특성은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공간으로 최적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1층 단층 건물로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 내부 높이 5.5m에 달하며 내부에는 넓이 1m2의 기둥 27개가 나란히 있어 공간의 깊이감을 한층 살려주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또한 자연 공기 순환 방식을 이용해 연중 16°C의 쾌적한 온도를 항상 유지하고 있고 내부에 벌레나 해충이 없다.
게다가 외부의 빛과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내부 공간은 방음효과가 완벽하며, 미로와 같은 진입은 관람객들에게 적절히 몰입을 높여가는 과정을 제공한다. 2015년부터 전시공간을 찾기 위해 전국 답사를 거쳐 2017년 찾아낸 제주의 이 오래된 벙커는 철거/내부 공사, 콘텐츠 제작 및 사업/마케팅 준비를 진행한지 1년만인 2018년에 ‘빛의 벙커’로 개관했다.